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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향실

나를 액자에 넣었더니 채도가 0이었어 거기서는 단맛이 났지만
한 번도 그걸 고쳐본 적이 없다는 건 쓴맛이었지 그래서
채도를 올리는 쪽으로 드래그
아 이것은 내 사전이었어 거기에 드라마는 없었지만
전원이 꺼진 사진에 불이 들어오고
제목 없는 마음이 발매되고
늙은 증오가 안치되었지
이름 없는 세계시민 두 명이었어 그들에겐 아이가 있었지만
나는 어디에 건강히 연결된 적이 없었어 그래서
하나씩 곱씹어서 쳐다보고
나란히 말해도 섞이지 않고
마지막에는 손을 대보는 것
숨을 참고 사진을 자주 갈아 끼우곤 했어 아주 낯설어지려고
사전을 자꾸 뒤지곤 했어 반의어를 찾으려고
여기저기서 현실과 사유가 분리될 때
그 파편의 반대편을 만드는 스튜디오
완전히 흡수되는 눈물과
인간이 고독을 고르는 손짓을
잔향이 0이었어 생각이 나자마자 멎는 곳
정교하게 마련된 파동
소리 뒤에 켜둔 소리
벽 속의 웅성거림